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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 | 할머니의 신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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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양경화데레사 작성일19-03-10 15:28 조회1,103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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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... 한나절 짧은 시간에 알면 얼마나 안다고
말할 수 있을까만... 어제 만난 할머니의 삶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.

젊은 시절 사별하시고 육남매를 키우시며,
면소재지의 반장을 삼십 년간 하시면서 자전거를 이용해 넓은 지역의 반원들을 챙기시고 열정을 다해 신앙생활을 하셨는데,
올해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판정을 받으시고서
마음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은 듯 하셨다.

일흔 중후반 친구 아들 일을 도와주시다가
작업용 장갑이 기계에 딸려 들어가면서
오른쪽 손 네 손가락이 문드러지는 사고를 겪고
수차례 수술을 통하여 손가락 모양이 겨우 갖추어지긴 했지만 온기가 돌지 않아
한여름에도 이중으로 장갑을 껴도 시린 손.

어느 정도 아문 그 손으로 일흔 아홉 연세에 시작한 성경 필사는 오년의 세월을 걸쳐
구약과 신약을 마치셨단다.

너무나도 정갈한 글씨,
어떤 심정으로 주님의 말씀을 필사하셨을지
감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...
한 자 한 자 온 정성이 깃들어 있음을
보는 그 순간에 느낄 수 있었다.

잘려진 손의 고통 앞에서
무슨 큰 죄 때문에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...
살아 오며서 지은 죄 때문이라면,
 "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.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.”(마태 5,30)는
이 성경 말씀을 묵상하시며 성경을 쓰셨다고 한다.
 
작은 아픔과 고통에도 심한 엄살을 떨며
살아 온 삶이 너무나도 부끄러운 마음에
그리 따뜻하지도 못한 손으로,
차가운 두 손을 꼭 잡고
아무리 손을 덥혀드리려 해도 역부족이었다.
손목에 끼고 있던 묵주를 빼어
그분의 손목에 끼워드리며
아쉬운 마음을 달래는 것 말고는
물리적으로 해 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.
그저 자비로우신 주님께 의탁드릴 뿐....


제가 받은 감동을 나누고자 
퍼온 글입니다.
전문과 사진은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
보실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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